바이낸스 8.4조 해킹, 4.3조는 왜 아직 해커 손에 있나
바이낸스 해킹으로 약 63억 달러(8.4조 원)가 20분 만에 빠져나갔다. 36시간 준비, 공격 방식, 동결 실패 이유, 세탁 경로와 남은 쟁점을 정리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해킹으로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어치 자산을 잃었습니다. 공격에 걸린 시간은 약 20분이지만, 준비는 최소 36시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몇십 분 만에 동결에 나섰는데도 해커는 여전히 약 32억 달러(한국경제 환산 약 4조 3,000억 원)를 쥐고 있습니다. 11월 1일 보도 기준으로 해킹 방식과 자금 세탁 경로, 동결이 막힌 이유를 정리합니다.
한눈에 보는 바이낸스 해킹 요약
- 규모: 바이낸스 추산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 TRM랩스 집계 63억 6,000만 달러(약 8조 5,000억 원). 단일 가상자산 해킹으로는 역대 최대이고, 2025년 바이비트 해킹(약 15억 달러)의 4배가 넘습니다.
- 방식: 인터넷에 연결된 핫월렛에 공격 코드를 심고, 사전에 확보한 서명 권한 50개를 한꺼번에 제출해 이더리움 지갑의 통제권을 가져갔습니다. 서명 권한을 어떻게 확보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동결 결과: 약 30억 달러는 묶였습니다. 나머지는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처럼 발행사가 멈출 수 없는 자산이 대부분입니다.
- 배후: TRM랩스는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다만 10월 31일 보도 기준으로 바이낸스와 미국 수사당국은 아직 공식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 이용자 피해: 바이낸스는 이용자 손실 전액을 자체 자금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타임라인
한국시간 10월 30일 오전 5시 5분은 미국 동부시간 10월 29일 오후 4시 5분입니다. 아래 시각은 보도에 나온 미국 동부시간 기준입니다.
| 시각(10월 29일, 미 동부) | 일어난 일 |
|---|---|
| 약 36시간 전부터 | 소액 송금과 공격 코드 시험, 최종 예행연습 |
| 오후 4시 5분 | 4분 동안 지갑 5곳에서 리플(XRP) 2억 3,346만 개 유출 |
| 이어서 | 솔라나·옵티미즘 지갑 공격 |
| 오후 4시 20분 | 비트코인 1만 8,270개 한꺼번에 유출 |
| 2분 뒤 | 테더 6억 1,270만 개와 트론 4,640만 개 유출 |
| 이후 | 탈취 자금이 공격자의 주요 이더리움 지갑에 들어온 지 37분 만에 테더가 약 11억 8,000만 USDT를 동결, 3분 뒤 서클이 같은 지갑의 약 8억 2,300만 USDC를 동결 |
공격자는 바이낸스가 운용하는 10개 블록체인의 지갑에서 자금을 빼냈습니다.
해킹 방식: 20분 뒤에 숨은 36시간
1. 예행연습으로 실패 확률을 줄였다
TRM랩스 분석에 따르면 해커들은 두 개 지갑에서 공격 코드를 시험했고, 세 번째 지갑에서 최종 예행연습을 했습니다. 소액을 먼저 보내 지갑이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시험 자금은 회수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2. 핫월렛에 공격 코드를 심었다
핫월렛은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입출금이 잦은 지갑입니다. 편리한 만큼 공격 표면도 넓습니다. 해커는 이 지갑에 공격 코드를 심었고, 그 결과 기존 잔액뿐 아니라 이후에 새로 입금된 자산도 계속 빠져나갔습니다.
3. 서명 50개를 한꺼번에 던졌다
이더리움 지갑을 공격할 때는 사전에 확보한 서명 권한 50개를 한꺼번에 제출했습니다. TRM랩스 분석에 따르면, 거래가 계속 발생하는 지갑에서는 서명 하나만 유효해도 통제권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서명 권한을 어떻게 확보했는지는 보도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유효한 서명을 확보한 뒤 지갑을 비우는 데는 3분 24초가 걸렸습니다. 이 거래 한 번으로 이더리움 16만 7,464개와 16억 1,500만 테더 등 63종의 토큰이 공격자 지갑으로 넘어갔습니다.
4. 침투 경로는 아직 조사 중이다
바이낸스는 초기 조사에서 개발·운영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돼 내부 서비스 실행 환경에 접근했을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이후 추가 침투 지점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바이낸스는 지갑의 개인키 자체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상세한 기술 분석은 조사가 끝나면 공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왜 동결에 실패했나: 속도전과 '멈출 수 없는 자산'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계정을 동결할 수 있습니다. 테더와 서클이 빠르게 움직인 이유입니다. 반면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은 발행사가 직접 멈출 수 없습니다. 이 차이가 이번 사건의 열쇠입니다.
- 해커는 추가 동결을 피하려고 스테이블코인을 이더리움 같은 통제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바꿨습니다.
- 약 4억 3,400만 달러어치 USDT를 이더리움으로 바꾸면서 시장가보다 12~26% 낮은 조건을 감수했습니다. 엘립틱은 손실을 보더라도 발행사의 통제권 밖에 있는 자산으로 빠르게 옮기는 데 집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결과적으로 동결된 금액은 약 30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엘립틱은 이를 탈취액의 약 44% 수준으로 집계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은 10월 31일 기준으로 해커가 약 32억 3,000만 달러의 미동결 자산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산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트론 등으로 수십 개 지갑 주소에 흩어져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이를 약 4조 3,000억 원으로 환산했습니다.
자금 세탁 시도: 쪼개고, 바꾸고, 빌리고
보도에서 확인되는 세탁 시도는 세 가지입니다.
- 쪼개기: 여러 지갑으로 나눠 보내거나 자동화 거래로 반복 이동해 추적을 어렵게 했습니다. 비트코인 일부는 1,000개, 100개 단위로 연속 분할하는 이른바 '필 체인' 방식으로 세탁을 시작했습니다.
- 자산 교환: 동결 가능한 스테이블코인을 이더리움 등으로 서둘러 바꿨습니다.
- 디파이 대출 활용: 해커 관련 지갑이 대출 플랫폼 에이브(Aave)에 약 6,000만 달러어치 USDT를 담보로 맡기고, 약 4,460만 달러어치 랩드이더리움(WETH)을 빌려 자금을 인출했습니다.
엘립틱은 2025년 바이비트 해킹 자금의 세탁 사례를 근거로, 이번 자산도 여러 지갑과 크로스체인 브리지, 믹서, 탈중앙화 거래소를 차례로 거친 뒤 장외거래(OTC) 중개업체나 거래소로 현금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는 분석업체의 전망이며, 실제 경로는 앞으로 드러날 일입니다.
누구 소행인가: 지목은 됐지만 확정은 아니다
- TRM랩스는 온체인 거래와 외부 정보를 종합해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고, 신뢰 수준을 '높음'으로 제시했습니다.
- 체이널리시스는 바이낸스에서 훔친 자금이 최근 비트겟 해킹에서 탈취된 자금과 뒤섞인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비트겟 공격도 북한 연계 세력의 소행으로 지목된 사건입니다.
- 하지만 이는 분석업체의 판단입니다. 10월 31일 보도 기준으로 바이낸스와 미국 수사당국은 공격 주체를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낸스의 대응과 앞으로 확인할 것
바이낸스는 사고 직후 입출금을 일시 중단하고 침해된 주소의 권한을 철회했습니다. 10월 31일에 낸 2차 공지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보상: 이용자 자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이용자자산보호기금(SAFU)과 회사 자금으로 전액을 충당한다고 했습니다.
- 재원: 바이낸스가 밝힌 피해 규모(약 63억 달러)를 웃도는 63억 4,000만 달러를 확보했고, 이 중 50억 달러는 탈취된 것과 같은 종류의 가상자산입니다. 피해액의 약 80%를 즉시 충당할 수 있고 나머지는 현물시장과 OTC로 확보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출금 재개: 10월 31일 공지 기준으로 시스템 보안 검증을 거쳐 약 34시간 안에 순차 재개할 예정입니다. 입금과 영향받지 않은 다른 서비스는 정상 운영 중입니다.
- 공개 예정: 같은 공지에서 48시간 안에 정밀 기술 분석 보고서를, 11월 2일까지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s)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볼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 기술 분석 보고서에서 침투 경로(노트북 침해와 추가 침투 지점)가 어디까지 밝혀지는지
- 11월 2일 준비금 증명 결과
- 미동결 약 32억 달러가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 수사당국이 공격 주체를 공식 발표하는지
이용자가 알아둘 점
이번 사고는 개별 이용자의 계정이 뚫린 것이 아니라 거래소가 운용하는 지갑이 공격받은 사건입니다. 바이낸스는 이용자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준비금 증명과 기술 분석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회사 측 설명이라는 점을 감안해 읽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글은 보도 내용을 정리한 것이며 투자 판단을 권하지 않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2026-10-31, 바이낸스서 8.4조 털어간 해커…아직도 4.3조 쥐고 있다
- 한국경제, 2026-10-31, 36시간 예행연습, 20분 만에 8.4조 털었다…北 해커 지목
- 한국경제, 2026-10-31, 해킹으로 8.4조 털린 바이낸스 "전액 자체 자금으로 보상"
- 한국경제, 2026-10-30, 美 보안업체 "北 해킹조직, 8조5000억 규모 가상자산 탈취"
- 위 기사들이 인용한 원 자료: 로이터, TRM랩스, 엘립틱, 체이널리시스 분석과 바이낸스 공지. 원 자료 원문은 직접 확인하지 못했고 보도를 통해 확인한 내용입니다.